자전거를 다시 탄 지 열달정도 되다보니 꽤 많은 장소를 자전거로 다녀왔다. 지난 5월부터는 퇴근길에 북악 팔각정도 올라보고 오르막도 많이 타 보았다. 그동안 가 본 장소를 되새겨보니 주로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을 택해서 다녀온 것 같다.
특히, 점점 더 한강 자전거도로는 안 가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속도를 내며 무리지어 달리는 팩라이더들을 보기 싫어 그런 것 같다. 그와 더불어서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은 다닐 마음이 별로 없어서 자전거 타기 시작한 후 조금 실력이 쌓이면 도전하게 되는 남산을 아직 가보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추석 연휴는 시내에 사람도 차도 줄어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니던가? 하는 생각에 항상 외곽쪽으로 향하던 방향을 시내로 향했다.
선택은 정말 탁월했다. 한강 자전거길도 한적했고, 팩라이딩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혼자 조용히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남산은 인기있는 곳이라 그런 지 몇몇 사람들이 라이딩을 하고 있었다.
추석 연휴는 시내 다니기에 좋은 기회이기에 오늘은 남산을 포함한 가볼만한 곳 이곳저곳을 자전거로 가보기로 했다.
첫 목표지는 남산. 집에서 중랑천 자전거길을 따라 쭉 내려온 후 한강 자전거길 북측에서 서쪽으로 가다 한남대교를 지나쳐 한남동으로 들어가는 나들목에서 공도를 타면 된다.
이 날은 추석이라 평소 차로 가득찬 한남대로도 한가하다.
한남대로를 타고 소월로를 만날때까지 올라가면 되는 데, 앞서 가는 라이더를 보니 소월로 가기전에 옆의 동네길로 들어간다. 나도 따라 갔다. 복잡한 교차로를 지나치지 않고 한적하게 갈 수 있어 좋았다.
동네길로 빠져나와 조금 올라가니 국립극장이 보인다. 드디어 남산을 올라가기 위한 초입에 도착했다.
출입구에서 남산약수터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지 못하게 한다. 천천히 끌고 약수처 앞에 가보니 추석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가지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남산 순환버스가 먼저 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목을 좀 축였다. 버스가 출발하고 곧장 올랐다. 한 10분정도 올라가니 정상이다. 그다지 힘든 업힐은 아니다.
해가 뜨지 않은 날씨여서 사진은 잘 안 나왔지만, 공기도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남산에서 사진도 찍고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도 먹으면서 잠시 쉬다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보통 사람들은 남산, 북악 팔각정을 세트로 도는 경우가 많은 데, 그동안 많이 쉬어서 북악까지는 체력적으로 아직 힘들까 생각해서 오늘은 낙산공원으로 향했다.
남산을 서울역쪽으로 내려와서 소월로를 계속 타고 돌면 케이블카 타는 곳도 보이고, 전에 가본 돈가스집도 보인다. 쭉 타고 내려오면 충무로를 만나고 충무로역까지 간다음 북쪽으로 종로를 향한다. 이 길은 자전거 우선도로이고 이 날은 차가 없어서 시내라도 자전거를 탈 맛이 났다.
종로에 다다르니 퇴근할 때 탔던 종로 자전거길이 나온다. 매번 차로 막힌 도로에서 차도 거의 없는 뻥뚤린 도로를 속도를 내서 달리니 기분이 색다르다.
인터넷을 보니 낙산공원은 보통 한성대 방향에서 오르던데, 나는 남쪽에서 접근한 거라 동대문으로 방향을 잡았다. 드디어 도착한 동대문.
흥인지문공원 위 언덕으로 성곽이 펼쳐져있고 성곽을 왼편에 두고 동네길로 올라가면 낙산공원에 다다른다. 이 때 차도보다는 인도로 가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한 것 같다. 이 길은 경사가 남산보다 더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는 힘들었다. 그래도 여차저차 해서 올라가니 해도 뜨고 오히려 전경도 괜찮고 성곽이 생각보다 운치가 있다.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낙산공원내는 자전거 출입이 안 된다. 내부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다니다가 좀 쉬다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집 근처에 있는 북서울 꿈의 숲이었다.
북서울 꿈의 숲에 가는 길은 좀 돌아가더라도 공도를 가능한 타지 않고 가능한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이용했다. 우선 낙산공원에서 한성대방향으로 계속 내려오면 보문역을 만나게 되고 보문역을 지나치자 마자 성북천자전거길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다시 남쪽으로 청계천을 만날때까지 탔고 청계천을 만나면 동쪽으로 청계천으로 내려가는 나들목 바로 앞에서 청계천을 다시 건너 서쪽으로 잠시 달리면 정릉천 자전거길을 만난다.
정릉천 자전거길을 북쪽으로 계속 타다가 월곡역 근방을 지나칠때 지하같은 분위기의 자전거길이 펼쳐지고 이 지하를 지나간 후에 나오는 진출로를 이용해 나와서 월계로를 만날때까지 북쪽으로 가서 월계로를 따라 가면 북서울 꿈의 숲을 만나게 된다.
월계로는 양방향 모두 갓길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되어서 차가 빨리 달린다 하더라도 안전하게 자전거로 달릴 수 잇다. 언덕이 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성북천과 정릉천 자전거길을 이용하느라 많이 돌아왔지만 드디어 도착한 북서울 꿈의 숲.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한 답답한 기분을 풀려고 그러는 지 공원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다.
잔디밭 근처 벤치에서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넓은 풀밭을 보니 탁트인 기분이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드디어 이제 집으로 향한다. 월계로를 이용하면 곧장 갈 수 있지만, 1호선 철도를 가로지르려면 차량 터널을 이용해야 하고 여기서부터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기에 근처 우이천 자전거도로와 중랑천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추석때가 아니면 이런 경로로 가보기가 힘들 것 같다. 이 날 서울의 북쪽에 있는 천변 자전거도로는 홍제천만 빼고 다 이용한 것 같다.
추석때만 즐길 수 있는 코스이고 내년 추석때도 다시 한 번 같은 코스나 아니면 북악을 이용한 코스를 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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