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페달을 돌리지 않으면 넘어진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회사 직원연수에서 항상 변화하고 변화에 적응하고 성장해나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심어주는 것이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을 보내는 날이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위기가 닥쳐오면 위기를 타개할 Game Changer를 찾아야된다는 메아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하루하루 막연히 괜찮겠지 하고 살아오다가 세상에 변화에 뒤쳐진 것을 알게되는 것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한 번에 역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노리게 된다. 그래서, Game changer, break through,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Game changer를 찾아서 변화하는 것은 오히려 단시간내에 되지 않는다. 미래를 내다보고 Game changer를 찾고 차근차근 준비한 후에 때가 되었을 때 뛰어드는 것이 Game changer를 통해 성공에 이르는 길일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의 파괴적인 혁신을 도모하는 기술, 제품에 섣부르게 뛰어들 지 못하는 것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cash cow이기도 해서이지만, 그와 같은 혁신이 필요한 때가 바로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 동안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요새 회사 바깥에 BTS, 오징어게임, 삼성전자 등을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해 나가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는 아직도 피상적으로 주변에서 주어진 화두에만 피상적으로 쫓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는 Game changer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할 것인가?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도 좋지만, 경영층의 생각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은 직원들의 몫일 것이다. 직원들도 시장을 보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지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회사에서 뜻을 펼치기에는 권한이 없다.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토의할 수 있는 장도 보이지 않는다.
흉내를 내고, 실제적인 효과가 없는 캠페인을 지양하고,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것만 하기에도 시간과 자원이 부족하다. 올해 회사에 다닌 지 15년이 되어서 기념품으로 순금과 약간의 상여금을 준다고 한다. 예상하지 못한 것이어서 기쁘기도 하고, 아직은 내가 이 회사에 대한 애정이 많이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블라인드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이 아주 많은데, 나는 이제 꼰대라 그런 지 그런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회사에 다시 들어오게 된 이유와 지금은 조금 변한 것 같기는 하지만, 자기 일만 꿋꿋이 하면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쓸데 없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온갖 비효율적인 복지시스템과 업무 시스템에도 이런 점때문에 이 회사를 다닐 이유는 충분했고, 그래서 아직도 회사에 대한 애정이 많다.
앞으로도 좋은 점은 계속되고 회사가 잘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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