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1년 5월 19일 - 회룡역 근처 중랑천 고수부지(첫 야외 텐트 피칭)

어설프니 2021. 5. 19. 21:50

올해에는 자전거 캠핑을 하기로 마음먹고 작년 말부터 캠핑에 필요한 용품을 하나씩 사모았다.

틈나는 대로 검색도 하고 내 상황을 고려해서 패니어를 설치하는 것보다는 트레일러로 짐을 나르기로 했고, 미니벨로를 가지고 있어 기차를 이용해서 이동이 편한 점을 살리기 위해서 바퀴에 다는 방식의 트레일러가 아니 자전거의 싯포스트에 쉽게 장착하고 떼낼 수 있는 벌리 트레보이란 트레일러를 해외직구로 사면서 캠핑 준비가 시작되었다.

 

텐트는 검색을 하다가 가성비가 좋다는 네이처하이크란 중국업체를 알게 된 후에 우연히 Q10이란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6만원 정도에 나온 2인용 3계절용 텐트를 샀다.

 

차로 하는 캠핑이 아니라서 백팩킹 장비를 위주로 보았지만, 백팩킹보다는 좀 더 큰 것들을 샀다. 의자도 작은 경량의자가 아닌 릴렉스 체어를 샀고, 테이블도 백팩킹용 소형 테이블이 아닌 그래도 좀 큰 알루미늄 테이블을 샀다. 

 

처음에는 텐트만 사려 했는 데, 올 해는 일박을 하는 것은 힘들고 주로 피크닉 정도로 다닐 것 같아서 타프도 샀다. 가벼운 타프도 많지만, 주로 봄, 여름, 가을 햇살이 뜨거울 때 다니고 강변의 나무그늘이 적은 풀밭 같은 곳을 자주 갈 것 같아 좀 무겁지만, 내부에 블랙코팅이 된 타프를 샀다. 

 

기차를 타고 옮길 것도 생각하고 장비가 백팩킹 장비보다는 약간 큰 것을 샀기에 70L 백팩킹 배낭이 지난 주에 받으면서 장비는 대략 준비가 되었다. 

 

그래서, 드디어 장비 준비한 지 5달이 넘어서 트레일러에 그동안 모은 캠핑 장비를 넣은 배낭을 실어서 가까운 의정부 회룡역 고수부지로 갔다. 대략 집에서 10km 정도 떨어져서 30분 정도 걸렸다. 

 

무게가 트레일러 포함하면 15kg가 넘어서 많이 힘들어질 줄 알았는 데 평지만 달려서 그런가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캠핑 장비 챙기느라 물과 음식을 하나도 안 챙겼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은 텐트하고 타프 펴보고 금방 돌아올 거라고 계획했기에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텐트는 치는 것은 아주 쉬었다. 그런데, 그라운드 시트를 안 가져가서 팩을 박지는 않았고, 그냥 폴대에 텐트를 걸어서 세워놓았다.

처음에는 텐트보다 타프 치는 것이 더 쉬울 줄 알았는데, 타프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유튜브를 보면서 스트링 매는 법과 타프 치는 법을 보고 나서 하나하나 하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래도 드디어 완성했다.

타프 그늘 아래서 의자도 조립하고 테이블도 세워놓은 후에 태블릿을 딱 올려놓으니 시간이 11시 반이 넘었다. 

 

배가 고파지고 목도 말라 좀 쉬다 다시 돌아가려 했는데, 태블릿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한 편 틀어놓고 앉아 있으니, 그늘에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니 몸도 나른하고 기분좋은 게 한시간을 넘게 편히 쉬었다. 아마, 물도 있고, 먹을 간식거리만 있었다면 몇 시간도 더 있었을 것 같다. 

영화 한 편 보고 난 후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파서 다시 짐을 꾸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자주 나오려고 한다. 

 

참고로 내가 산 장비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트레일러 - 벌리 트레보이

2. 텐트 - 네이처하이크 몽가2

3. 타프 - 아릭시 블랙코팅 타프

4. 의자 - 네이처하이크 릴랙스 체어

5. 테이블 - 블랙디어 알루미늄 테이블

6. 배낭 - 네이처하이크 70L 경량 백팩킹 배낭

7. 매트 - 네이처하이크 발포 매트

 

이외에 코베아 캠프1 버너하고, 중국제 티타늄 코펠을 샀는 데 사용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