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의 비유 (Allegory of the Cave)
한동안 책과는 담을 쌓고 있다가 코로나로 이래저래 여유 시간이 늘어서 책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책을 읽다보면 그 책에서 다른 책을 찾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나는 책을 읽고 난 후 독자들의 서평을 살펴보는 편인데 여기서 다음 책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승리의 기술(Win bigly)"이다. 이번에는 책은 좋다고 하는 데 번역이 너무 안 좋다는 의견에 덜컥 킨들에서 영문판으로 내려받아 읽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읽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도 된다.
하지만,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인지 부조화", "확증편향" 같은 한자어로 된 전문용어이 영어표현을 쉽게 알게 된다는 점이다. 동굴의 비유도 바로 그 경우다.
동굴의 비유(Allegory of the Cave)의 뜻은 다들 알듯이 내가 접하고 속한 세상의 경험을 통해서 현실을 보기 때문에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굴의 비유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내가 있었던 연구소 사람들이 떠올랐다. 내가 석사를 했던 대학원과 호젓한 서울 외곽에 있던 건설사 연구소, 국내 굴지의 가전회사 연구소 사람들. 동굴의 비유에서 이야기하는 내가 본 동굴인이었다.
나도 대학원에 있을 때까지는 동굴인이었던 것 같다. 두 연구소를 다니기 전에 건설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나를 동굴인의 굴레에서 약간이나마 벗어나게 해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 연구소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자기가 속한 세상만이 전부가 아닌 데 세상은 참 다양하고 사는 방식이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사회와 조직이 건강하려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다양성을 지녀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니, 회사는 순수 신입사원만이 아니라 경력사원들을 뽑아서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조직에 불어넣어야 한다.
이는 회사뿐만이 아니다. 모든 조직에 해당되는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도 내가 동굴인이 아닌가 하고 자문해봐야 한다. 특히, 전문직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그런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직업명 끝에 사자가 붙어있다.
요새 뉴스를 보면 이런 동굴인들이 온 세상이 제세상인냥 시끄럽게 하는 것 같아 회사를 이직할 때 연구소에서 느껴던 비슷한 답답한 마음에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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