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이러니

어설프니 2008. 8. 12. 22:35

요새 난 참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역에 나가보면 노숙하는 사람들을 보면

서울에서 구석진 곳에 살아도 내 집에서

머리를 뉘이고 잘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을

참 감사히 여기고 있다.

 

그런 운을 가지게 된 것은 그나마 남들이 조금은 알아주는 학교를 나와서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게 된 덕일 텐데...

 

결국은 자그만한 안식의 기원은 치열한 입시경쟁을 나름대로 뚫었기 때문이리라.

 

나이가 들어서인가? 지금은 참 힘들었던 그 시기가 추억으로 느껴지는 것은...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좀 더 생각해보면 국민의 시뻘건 피를 묻혀가며 권력을 탐했던 대머리 아저씨의

과외금지 덕분에 그나마 부모의 돈의 많고 적음이

한국사회에서 미래의 안정적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경쟁에 영향을 많이 주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나도 지금과 같은 시기에서 입시를 위해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

지금 나온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창의성, 학습능력 등이 중요하다고 교육전문가들이 말하는 데 나는 하나도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교육이 주입식 교육이면 그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을테고

창의성을 위한 교육이라면 또한 그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을테다.

교육의 목표는 그 당시의 사회적 필요와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고 수정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학생들에게서 배움을 통해 무엇이던지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먼저가 아날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한 명의 창의적 인재를 기르는 것이 수많은 평균정도의 인재를 기르는 것보다 사회적 활용가치가 크다는 주장을 십분 받아들인 다 해도 지금처럼 학생의 자신의 지적능력과 노력에 의한 것보다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교육의 결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고착화 되어가고 있으면, 그 천재적인 창의적 인재를 찾을 수 있는 Pool이 줄어들게 되어 더욱 찾기 힘들어 질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차라리 과외금지세대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는 것일 테다.

 

확실히 과거보다 교육의 질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과거보다 하면 된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학생들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나는 알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알런지 다른 생각일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