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까지 비가 온다하여 토요일을 넘기고 일요일에 탔는 데 패착이었던 것 같다. 어제 토요일은 날씨가 좋아 화창했는 데 오늘은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밤에 온다는 비는 오후 3시경부터 와서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전철역에서 집까지 약 400m 구간에서 비를 쫄딱 맞았다.
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니랴. 그래도 즐겁게 자전거 잘 탔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어제까지 오늘 어디를 갈까 고민을 했다. 후보지는 두 군데 였는데 임진각과 양평을 지나 체제형 주말농장이 있다고 하는 여주였다.
내 버킷리스트 중에 시골에 작은 땅을 사서 나만의 쉼터를 만드는 것이 있기에 요새 주말농장에 관심이 많다. 그 중에서 농막을 짓는 것에도 관심이 많이 가던 차에 경기도에서 하는 체제형 주말농장이란 것이 있다기에 한 번 구경가고 싶었다. 대략 10군데 넘는 곳이 있는 데 자전거로 가기에는 이 곳 여주하고 가평에 한 군데가 자전거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여주를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 주말농장을 시작하기에는 이르기에 우선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방향을 정했다. 한강북쪽을 관통해야 하는 경로라 산책 나온 사람들이랑 동호회 사람들이 나오기 전에 서둘렀는 데 오늘은 와이프가 전복죽을 해서 먹느라 출발이 좀 늦어 8시경 집을 나섰다.
요새 평속이 20에서 22km 정도 나오니 대략 1시 전에는 들어갈 거 같았다. 항상 그렇듯이 몸이 풀릴때까지 중랑천에서는 속도에 욕심을 내지 않고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한강에 들어서서는 좀 더 속도를 내다보니 평속이 24, 25km 정도 나오다 보니 잘하면 12시전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웬걸 행주대교 넘어서 새로 생긴 강변따라 가는 평화누리 길은 노면 상태가 안 좋아 속도가 나지 않았고, 일산 킨텍스에서 공사로 인해 우회도로를 타야 하는 데 여기서 길을 헤메서 한 30분 정도 헤매다 겨우 동호회 모임 뒤꽁무니를 쫓아 다시 길을 찾았고, 헤이리 마을 근처에서 다시 평화누리길을 찾을 때 길을 잘못 들어 역시 30분을 헤맸다. 이 곳은 또 언덕을 잘못 넘어 다시 넘고 해서 힘을 너무 쏟았다.
가장 길을 많이 헤맨 날이었던 것 같다.
이 번 가는 길은 반은 한강변이고 반은 자유로를 따라 가는 농로라서 그런 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없었다. 다만 평화누리 길 말미에 언덕에서 보인 뷰가 괜찮았다.
멀지감치 보이는 임진강 너머가 북한땅이려나 생각해봤는 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건너편도 우리 땅이었다. 그래서 철책이 없었구나.
이 곳을 지나니 자전거길이 끝났고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까지는 찻길을 따라서 달렸다. 옆을 지나 달리는 차도 이제는 많이 적응이 되서 무서움은 많이 가셨다.
드디어 4시간 40분 정도 달려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도착했다.
캠핑장은 닫았고, 평화누리공원에는 사람이 꽤 많았다. 옆에 평화랜드라는 놀이공원에도 사람들 함성이 많이 들리는 걸로 보아 꽤 사람이 많아보였다. 그렇지만, 사람들 간격도 유지하고 있고 그래서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산책도 하지만 연을 많이 날렸다. 아마 바람이 센 곳이고 원형 공원 주변으로 언덕이 형성되어서 연 날리기 좋은 구조여서 그런것 같았다.
누리공원 주변을 자전거를 끌면서 한 바퀴 돌아보고 평화랜드 근처 식당에 갔는 데 내부로 들어가기는 마음이 안 내켜서 밖에서 떡볶이랑 어묵 하나 사먹고 문산역으로 향했다.
문산역까지 가는 자전거길을 잘 몰라 차도를 타고 갔는 데 언덕도 있고 생각보다는 멀었다. 한 30분 정도 달려서 역에 도착했고 원래는 옥수역까지 가서 자전거로 집에 돌아가려 했는데 가는 중간에 비가 와서 회기역까지 가서 1호선으로 갈아탄 후 월계역까지 왔다.
오늘은 지난 주처럼 주변 경치를 즐기면서 타지는 못했고, 그저 속도를 즐기는 자전거타기였다. 내심 기록을 세우나 했지만, 두 번의 헤멤으로 기록은 별로였다. 그래도 이번 주도 빼먹지 않고 달린걸로 만족한다.
다닌 길을 좀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럴때마다 서서 사진을 찍어야 되어서 그렇게 하질 못한다. 지난 주에 액션캠을 하나 주문했는 데 그걸 달고 다니면 할 수 있을 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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