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소사

2021년 9월 29일 - 부와 건강

어설프니 2021. 9. 29. 20:43

뭔가 의욕을 불러 일으킬만한 일을 못한지도 벌써 3여년이 지났고, 올해들어 이곳저곳이 아파서 병원에서 수술과 입원을 하신 아버지와 아버지 보살피다 허리를 다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요즈음 가슴이 많이 답답했다.  그래서, 가끔 이유도 없이 가슴이 갑자기 뛰곤 했고, 식은땀도 흘리는 경우가 잦았다-이런 것을 공황 장애라고 하는건가? 거기다가 치통까지....

 

어제 아픔을 참다 못해 찾아간 치과에서 어금니를 뽑고 한 숨 자고 나니 뭔가 기분이 새로왔다. 이를 뽑는 다는 것이 몸에는 꽤 힘든 일이라 꽤나 나른했지만, 기분만은 좋았다. 

 

자전거로 퇴근하면서 아침 일찍 출근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6시 반에 내 자리에 앉아서 늘 하던대로 오늘 할 일을 이메일을 읽으면서 정리했다. 그동안은 아침에 욕심만 많아 할 일을 이 일 저일 다 적어 놓지만, 몰입을 하지 못해 퇴근할 무렵이면 끝내지 못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는데, 오늘은 꼭 해야 할일이 평상시보다 많았다. 

 

다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하고, 아마 야근을 해야겠군하면서 커피 한 잔을 뽑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기분이 그래서 그런가? 아주 몰입을 한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일을 끝내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들은 업무지시를 하고 나니 퇴근할 무렵에는 내 개인적인 일 두가지만 남고 모두 처리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나른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한 후 지금 이 글을 쓰고나면 오늘 할 일은 Economist지 읽는 일만 남는다. 

 

문득 생각해본다. 이를 뽑았다고 건강해졌다고 말하기는 좀 어폐가 있지만, 아픈 곳이 없다는 것을 건강하다라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분명히 난 건강해진것이라. 아픈곳이 없으니 하루가 더 즐거워진 듯하다. 

 

사실, 오늘 미증시 하락으로 주가가 떨어져서 재산은 준 별로 좋은 날이 아닌데도 난 오늘 기분이 좋다. 

 

이런 것을 보면 부보다도 더욱 좋고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돈도 건강도 시간을 투자해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해서 나머지를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굳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건강이다. 

 

몸이 아픈 곳이 없어야 적당한 재산만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 어느 정도 내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니, 앞으로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