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1일 - 싱가폴에 대한 단상
한, 두달 전만 해도 코로나 대처를 잘한다고 했던 싱가폴도 요새 외국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 자주 들어가는 게시판에서 싱가폴도 조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싱가폴이 방역을 잘 할 때 뿐만 아니라 그 전에도 싱가폴은 깨끗하고 소득수준이 높고 살기 좋은 나라라고 우리들에게는 많이 알려졌다.
나도 출장을 가서 직접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첫 출장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첫 출장때는 싱가폴 중심부에서 미팅하고 주재원과 점심 같이 먹고 저녁에 같이 간 동료와 강변 카페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온 짧은 출장이었기에 서울로 치자면 강남 테헤란로에서 미팅하고 점심먹고 저녁에 맥주한잔 하고 돌아온 상태로 서울을 다 안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리라.
두번째 출장은 싱가폴의 산업단지인 주롱섬에 우리 회사가 참여한 현장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협의를 위해 갔었다. 주롱섬은 싱가폴의 국가산업단지 이므로 싱가폴에서 주롱섬으로 가는 입구는 하나이고 그 입구에서 신원확인을 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좀 심하게 말하면 민통선 안으로 들어갈 때 신청하고 신원확인하는 그런 절차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단지에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데 이 때 나로서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았다.
그 당시에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구글을 찾아보니 내가 본 광경과 비슷한 사진이 있어 여기에 인용해본다.
이 트럭은 위에 지붕이라도 있지만, 지붕도 없는 트럭이 대부분이고 이와 같은 트럭에 노동자를 싣고 다닌다는 것이다. 필리핀이나 베트남등의 저개발국가에서나 보던 광경을 싱가폴같이 국민소득 몇 만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보다니 말이다. 그렇지만, 더 놀라운 것은 트럭뒤에 쓰인 동그라미 안에 쓰인 숫자다. 그 당시 들은 설명으로는 - 맞는 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 왼쪽에 쓰인 숫자는 최대허용속도이고 오른쪽에 쓰인 숫자는 트럭에 태울 수 있는 사람 숫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가에서 이와 같이 사람을 태우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했다는 것이다. 암묵적인 관행도 아니고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에 대한 존중, 인권에 대한 의식은 굉장히 약한 나라라는 것이었다.
이런 것으로 보니 싱가폴이 과연 선진국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사이 싱가폴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미국도 흑인이 백인보다 훨씬 많이 코로나에 확진되는 배경을 살펴보면 과연 이런 나라들이 선진국이라고 말해질 수 있는 나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 말했는 데 싱가폴과 미국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살기 좋은 나라, 좋은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