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0년 4월 11일 - 드디어 춘천에 다녀오다.

어설프니 2020. 4. 12. 23:29

국토종주에 앞서 자전거 타보고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 춘천에 드디어 갔다왔다.

 

지난 주 가평 자라섬보다는 30km 정도 더 가야 하기에 6시쯤 출발하려 했으나 마음같지는 않아 7시 넘어서 출발했다. 대략 예상시간은 6시간 정도 걸릴거라 생각했는 데 역시나 길을 헤메서 30분정도 더 걸렸다. 

 

지난 주에 가평까지 가는 길에 대성리에서 벚꽃길을 포함해서 경치가 너무 좋았다. 이번에도 같은 길을 연속해서 가기에 감흥은 좀 덜할 거라 생각했지만, 두번 봐도 좋은 풍광은 역시 좋았다.

 

지난 주에는 몰랐는데 팔당대교를 가다가 능내역 가기전에 왼편에 작은 호수가 있었다. 그 풍경이 그 날따라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었지만, 직접 본 느낌을 다 담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위치는 여기다.

혹시 이 호수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줬으면 좋겠다.

 

지난 주와 같이 물의정원 공원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거리가 좀 멀고 예정보다 출발을 늦게 했기에 마음이 좀 급했다. 

 

지난 주에 만개했던 능내리 벚꽃들은 아직도 좋았지만, 이제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지난 주만큼은 아니었다. 그리고, 희한한게 처음에는 몸이 적응이 되지 않아서 인지 힘도 들고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갈 수 있겠나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북한강 길에만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편안해지고 힘도 들지 않고 상쾌하게 페달링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대성리까지는 별달리 힘도 들지 않고 편안하게 달렸다. 대성리 벚꽃은 이번 주도 장관이었다. 지난 주에 사진을 찍었기에 눈으로만 감상하고 지나쳐갔다. 

 

지난 주에 청평에서 가평까지 가는 길에 벚꽃은 아직 덜 피었어서 이번 주는 더 좋겠구나 했는데 예상이 적중했다. 특히 에던벚꽃길에 도로 주변으로 핀 벚꽃은 지난 주 대성리 못지 않은 장관이었다. 이 에덴벚꽃길도 아주 유명한 모양이다. 상춘객이 모이는 걸 두려워해서인지 페쇄를 했다.

 

청평 민박촌길 벚꽃

 

청평 민박촌길 벚꽃

 

에덴벚꽃길
에던벚꽃길

에덴벚꽃길을 지나 가평가기전에 공사때문에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을 끌바로 통과하면 지난 주 목적지였던 자라섬이 보인다. 

 

자라섬 캠핑장

코로나때문에 폐쇄되어 황량하다.

 

자라섬을 지나면 드디어 자전거로 처음 강원도에 들어선다.

 

경기도와 강원도를 잇는 이 다리는 경강교다. 경강교에서 경춘선 철교를 바라본 모습도 가슴을 탁 트이게 해준다.

 

경강교에서 본 경춘선 철교

강원도에 들어서 강촌에 가는 길에 백양리역을 지나 강원도라는 이름에서는 상상이 안되는 넓디 넓은 천변이 있다.

 

백양리역 근처 천변

강촌을 지나 한참을 달리다 보니 의암댐이 나오고 의암호가 보인다. 드디어 춘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춘천에 온 지 한 10년 전인것 같다. 친구 가족과 중도에 놀러온 게 우리 큰 애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이었던 것 같으니 말이다. 

 

춘천은 지금은 좀 덜하지만, 내가 20대때에는 살고 싶은 도시 중에 가장 으뜸으로 꼽히던 곳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용하고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은 곳. 지금은 그런 곳으로 제주도, 남해섬 등 다른 곳들이 많이 꼽히지만, 이번에 와서 보니 춘천도 역시 좋고 살기 좋은 곳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길 근처로 보이는 풍경은 이번 주에 춘천에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데크길과 강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춘천은 자전거길도 잘 되어 있고, 가볼만한 곳으로 중도도 있고 소양호도 자전거로 가기에 좋은 데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다음번을 기약하고 춘천역으로 향했다. 가다가 공지천 자전거도로를 잘못 타서 20분 정도 헤멨다. 

 

배가 고파서 어디 식당에 가서 먹을까 했지만,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아 역에 가면 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겠지하고 춘천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춘천역에는 라면집은 없고 던킨만 있어서 샌드위치하고 망고스무디를 시켜 먹고 경춘선 전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자전거를 가지고 전철을 타는 사람은 많았지만, 이럴 때를 위해 산 내 미니벨로는 여유로이 일반칸에 탈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턴버지 p10

춘천에서 헤메지만 않았다면 평속 20km 이상은 나올 수 있었을텐데 헤메는 바람에 기록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120km 이상 탔고, 집에 돌아와 체중을 재보니 지난주보다 0.8kg이나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