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7일 - 코로나가 바꾼 삶의 풍경
코로나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꾼지 한 달이 넘어가는 것 같다.
내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2월 말에 대학 친구들을 만나서 술 한잔 한 이후로 한 달 넘게 본의아니게 금주를 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람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일하면서 생활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지인들과 이야기 하며 푸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는 데 이제는 즐기지 못한다.
하지만, 반대로 좋아진 것도 있다. 코로나 사태 시작전부터 재미를 들이기는 했지만, 코로나가 본격화 되면서 자전거로 퇴근을 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접이식 자전거를 사서 사람들의 흥미로운 시선을 받아가며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에 체중도 많이 줄었고 체력이 좋아지니 많이 부지런해진 것 같다.
지난 글을 읽어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영 흥미가 나지 않았는 데 자전거를 타면서 체력이 붙고 사람이 부지런해지니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조금씩 조금씩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음도 다스려지고 내가 봐도 한달 전보다는 많이 마음이 편해진 것 같고, 여유도 생긴 것 같다.
가능한 자주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이다. 누가 거의 찾지 않는 블로그이지만, 내 생각을 정리하는 일기장처럼 쓰는 것도 괜찮다.
오늘 회사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에 열정을 가지고 하는 친구인데 주변에서 잘 도와주지 않는 모양이다. 아직 젊어서 해보려다가 잘 안되니 화도 나고 그런 모양이다. 언제 술 한 잔 하자고 하는 데, 안스럽기도 하고 해서 한 번 자리를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난 지금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게 앞으로 금주를 할까도 생각중이어서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다.
언젠가는 코로나가 마무리되겠지만, 내 자신은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여러모로 조심해야 하고 식당도 못 가고 놀러도 못 가고 많은 제약이 있지만, 전에 이런 제약이 있으면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닥쳐서 지내보니 오히려 소확행의 삶이 더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활동을 줄이니 공해도 줄고, 오히려 사망자도 줄어들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동안 정말 지금의 동시대인들이 너무 많은 자원을 소모하고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 나 개인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두가 그랬는 데 이번 기회를 들어 다시 되돌아보고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을 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누군가 그랬다. 세상은 자전거 같아서 계속 페달질을 하지 않으면 쓰러진다고 그래서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달려야지 지금은 너무 빨리 달려서 작은 돌부리에도 자전거가 중심을 흔들리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고 자전거가 너무 빨리 달리면 앞의 돌부리도 잘 피할 수 없다. 지금은 자전거의 속도를 줄이고 고개를 들어 앞길에 무엇이 있는 지 확인하고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고 달릴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것 같다.